사본학기초
정경화 과정 — 66권은 어떻게 정해졌나
오늘날 개신교 성경은 구약 39권, 신약 27권, 총 66권으로 구성됩니다. 이 66권이 어떻게 '성경'이라는 권위 있는 경전으로 확정되었는지를 다루는 과정을 정경화(正經化, canonization)라고 부릅니다.
구약의 정경화
오랜 시간에 걸친 형성
구약 정경은 모세오경, 예언서, 성문서 순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유대 공동체 안에서 권위를 인정받으며 형성되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이미 오늘날의 구약 정경과 대체로 일치하는 범위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경의 위치
70인역이나 불가타에는 개신교 정경에 포함되지 않는 외경 문서들이 함께 실려 있었습니다. 종교개혁 시기 개신교는 히브리어 성경의 범위를 기준으로 삼아 이 외경들을 정경에서 제외했고, 로마 가톨릭교회는 트리엔트 공의회를 통해 일부를 정경으로 유지하는 등 교단에 따라 차이가 생겼습니다.
신약의 정경화
초대교회의 자연스러운 수용
신약 27권은 어느 날 갑자기 회의를 통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초대교회가 여러 세대에 걸쳐 예배와 가르침 속에서 자연스럽게 권위를 인정하며 형성된 결과에 가깝습니다. 사도의 가르침과 직접 연결되는지, 여러 지역 교회에서 널리 받아들여졌는지, 신앙과 삶의 내용이 일관되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습니다.
공의회의 역할
4세기 후반 여러 지역 공의회에서 오늘날과 같은 27권의 목록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이는 새로운 권위를 '부여'했다기보다, 이미 교회 안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던 현실을 '추인'한 성격이 강했습니다.
정경화를 이해할 때 유의할 점
사본학과의 관계
정경화는 '어떤 책을 성경에 포함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사본학은 '이미 포함된 책의 정확한 본문이 무엇인가'를 다루는 별개의 작업입니다. 사해문서나 시나이 사본 같은 자료들은 주로 후자, 즉 본문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지속적인 학문적 관심
정경화 과정은 초대교회사와 신학 연구에서 지금도 활발히 다뤄지는 주제이며, 당시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무엇을 신앙의 권위 있는 기준으로 여겼는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가 됩니다.